파킨슨 환자의 근육을 지키는 3단계 영양·운동 공식

파킨슨병 확진을 받고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떨림이 줄어들고 몸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보며 안도하게 됩니다. 저 또한 10년 전 어머님이 처음 약을 드시고 거동이 편해지셨을 때, 이제 큰 고비는 넘겼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약은 뇌의 신호를 고쳐주는 ‘소프트웨어’라면, 그 신호를 받아 실제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하드웨어’는 바로 우리 몸의 근육이라는 점입니다.

파킨슨병은 우리 몸의 근육을 야금야금 갉아먹습니다. 오늘은 10년 차 보호자의 시각에서, 왜 약만큼이나 근육 저축이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근육을 지킬 수 있는지 ‘3단계 공식’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단계: 약효를 방해하지 않는 ‘전략적 단백질 섭취’

근육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료는 단백질입니다. 하지만 파킨슨 환우들에게 단백질 섭취는 늘 고민거리입니다. 파킨슨 약(레보도파)이 단백질과 함께 먹으면 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죠.

약 흡수를 방해하지 않는 ‘시간 차 식사법’

그렇다고 고기를 멀리하면 근육은 더 빨리 빠집니다. 제가 어머님 식단을 챙기며 찾아낸 방법은 ‘시간 차 공격’입니다. 단백질 음식은 약 복용 최소 1시간 전이나 2시간 후에 드시도록 조절하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약효는 온전히 지키면서 근육을 만드는 아미노산은 충분히 공급할 수 있습니다.

소화하기 쉬운 단백질 큐레이션

시니어 환우분들에게 두꺼운 스테이크는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저는 어머님께 부드러운 생선 살, 두부, 달걀, 그리고 식물성 단백질 파우더를 자주 활용했습니다. 특히 근육 합성을 돕는 성분이 풍부한 음식을 챙겨드리는 것이 10년 차 보호자의 작은 팁입니다. 잘 드셔야 숙면 유도를 위한 스트레칭을 할 때도 근육이 회복될 힘을 얻습니다.

2단계: 집에서 실천하는 ‘안전 근력 강화 운동’

근육은 쓰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헬스장에 갈 필요는 없습니다. 거실에서 보호자와 함께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 가장 강력한 재활입니다.

의자를 활용한 ‘안전 스쿼트’

어머님이 가장 힘들어하셨지만, 효과는 가장 좋았던 운동입니다. 튼튼한 식탁 의자를 앞에 두고 등받이를 잡은 상태에서 천천히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하체 근육이 단단해지면 보행 시 발을 떼는 힘이 달라집니다. 이는 보행 동결을 푸는 리듬 훈련을 할 때 지치지 않게 도와주는 기초 체력이 됩니다.

까치발 들기와 앉아서 다리 펴기

벽을 짚고 뒤꿈치를 천천히 들었다 내리는 ‘까치발 운동’은 종아리 근육을 강화해 혈액순환을 돕고 밤에 쥐가 나는 증상을 줄여줍니다. 또한, 의자에 앉아 한쪽 다리를 일직선으로 쭉 펴고 5초간 버티는 동작은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해 퇴행성 관절염 통증까지 줄여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3단계: 보호자의 칭찬으로 만드는 ‘도파민 루틴’

근력 운동은 유산소 운동보다 훨씬 힘듭니다. 환우분들은 금방 지치고 “힘들어서 못 하겠다”며 짜증을 내시기도 하죠. 이때 필요한 것이 보호자의 ‘기획력 있는 응원’입니다.

칭찬은 근육도 춤추게 합니다

어머님이 페달을 한 번 더 밟으실 때, 스쿼트를 하나 더 하실 때마다 저는 아낌없는 칭찬을 해드렸습니다. 보호자의 응원은 환우의 뇌에서 천연 도파민을 만들어냅니다. 그 기분 좋은 에너지가 근육을 움직이는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보호자 재활 가이드에서도 강조했듯, 우리의 밝은 에너지가 곧 환우분의 근육이 됩니다.

일상의 모든 움직임을 운동으로 기획하세요

따로 시간을 내기보다 양치할 때, TV 볼 때 틈틈이 근육을 쓰도록 유도하세요. 10년의 세월 속에서도 어머님이 자립 보행을 유지하실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이 ‘일상 속 근육 저축’에 있었습니다. 오늘 저축한 근육이 내일의 자유를 결정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오늘 저축한 근육이 내일의 걸음이 됩니다

파킨슨병 10년 차 보호자로서 단언컨대, 근육은 절대 배신하지 않습니다. 질병의 진행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어도, 튼튼한 근육이 있다면 훨씬 더 오랫동안 내 발로 화장실에 가고, 가족과 함께 공원을 산책하는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보호자 여러분, 오늘 환우분의 식단에 달걀 하나를 더 얹어드리고, 함께 손잡고 까치발 운동 10번만 해보세요. 그 작은 실천이 모여 파킨슨이라는 거친 파도를 이겨낼 든든한 방파제가 되어줄 것입니다. 비타소리는 여러분의 ‘근육 저축’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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